생후 95일 우리 딸 짱짱아!!
엄마가 미안해!! 커피 마셨어!! 그것도 믹스커피...
참을 수 없었어.
그래도 양심에 찔려서 두 모금 남기고 버렸어.
그래서 지금 너의 낮잠 시간에 엄마는 안자고 글쓴다.

나는 커피 없이는 못사는커페인 중독자이다.
임신을 해서도 못참아서 커피 마시고 밤에 잠을 못자고 했는데 모유수유를 하면서 남편한테 눈치가 보여 먹질 못했다.
모유수유할 때는 임신했을 때보다 음식을 더 가려먹어야 한단다. 임신하면 나쁜 물질이 태반에서 걸러주지만 모유는 바로 아기에게 간다고 한다.
그래서 피곤해 쓰러질것 같으면 커피대신 밥을 먹었더니 몸무게가 출산 후보다 2키로나 늘어버렸다.
헌데 요즘은 육아가 적응이 되었는지 헤이해져서 집앞 스타벅스에 짱짱이와 가서 디카페인커피를 마시고 있다.


처음에는 양심에 찔려 디카페인 라떼 쇼트 싸이즈의 반만 마셨는데, 짱짱이가 잘자주었다.
그래서 대범하게 요즘에는 다 마신다.
그래도 짱짱이가 잘 자주었다.
오후에 스타벅스에 가지 않으면 집에서 육아하는게 너무 지치고 지루하다.
짱짱이도 외출하니 세상구경도 하고 저녁에 잠도 더 잘잔다.
처음에는 커피 머신다고 좋아하지 않은 남편이 요즘은 수고한다고 스타벅스 앱을 깔아줬다. ㅎㅎㅎㅎㅎ
하지만 오늘은 전국 미세먼지 나쁨, 그리고 옥금여사님 골프여행,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해섬이가 아파서 집에 있기로 했다.
16살 할머니인 해솜이가 어제부터 곧는데 힘겨워하고 응아를 싼 뒤에 엉망으로 해놓는다.
어린 짱짱이와 눍은 해솜이를 돌보려니 아침부터 심신이 지쳐 코피믹스로 달래고 싶었다.
해솜아...요 몇달 언니가 많이 못돌보아주었지?
많이 안아주지도 못하고 방문만 닫아버리고...ㅠㅠ
짱짱이가 깰까봐 그랬고 짱짱이가 울까봐 그랬어.
하지만 이제는 네가 온몸으로 울고 있구나.
모른척해서 미안해...해솜아!!....
그랬더니 밀려오는 답답함과 힘겨움에